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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조선 서일호 기자입니다.

서울 역삼동 한 기획사 스튜디오에서 만난 AV(Adult Video·성인 비디오) 여배우들은 “부정적 인식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전문 직업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면서 “AV도 장르가 다양화되고 투자가 늘어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AV 배우로 활동하게 된 동기,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때의 심경과 출연료 등 활동 여건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방담은 인근 고깃집으로 이어졌다.

<참석자>
하늘(25)=2001년 9월 데뷔. ‘낯선 향기’ ‘자유학원8’ 등 에로 영화 40여편 출연.
김은경(24)=홈쇼핑 속옷 모델, 누드 모델로 활동. 에로영화 배우로는 2002년 7월 데뷔, ‘논다니’ ‘젖살’ 등 3편 출연.
윤영서(23)=2001년 9월 데뷔. ‘낯선 향기’ ‘사촌오빠’ 등 40여편 출연하고 2002년 11월 은퇴.
차린(21)=2001년 데뷔. ‘심플’ ‘질풍고 연애사건’ ‘형수님2’ 등 40여편 출연.

▶사회=우선 자기 소개와 함께 AV 배우가 된 동기부터 얘기해보도록 하죠.
윤영서(이하 윤)=평범한 회사원이었는데 이쪽에 들어오게 된 건 연기에 대한 욕심과 경제적인 문제, 대략 반반쯤이었어요. 영화배우를 하고 싶었어요. 이쪽에서 활동하고 있으면 극장영화쪽에서도 캐스팅 제의가 오긴 하는데 배역은 노출 많은 것에 한정돼 아쉬워요.
차린(이하 차)=AV 영화에 출연하기 전에는 뮤직 비디오 출연 등 방송쪽 일을 했어요. MBC에도 잠깐 나왔고.
김은경(이하 김)=처음엔 스틸사진 모델을 했어요. 그러다가 홈쇼핑 방송에서 속옷 모델을 하게 됐고, 누드사진 모델 활동도 했어요. 이쪽 일은 작년 가을부터 하게 됐어요.
하늘(이하 하)=부천대 경영학과(98학번)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 어학원에서 전화상담원으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우연한 계기로 데뷔하게 됐어요. 앞으로 누드 모델로도 일하고 싶어요.

▶사회=요즘 인터넷과 휴대전화 동영상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면서 AV 시장이 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데 실제 어느 정도 체감합니까.
윤=제가 데뷔할 때부터 불황이었어요. 활동을 그만 둔 이유도 그 때문이었죠. 꾸준히 일할 때는 한 달에 4~5편 했는데 그만둘 때쯤엔 한 작품 정도였어요. 생계를 위한 직업으로 유지하기에는 어려웠어요. 또 다른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비전도 생기고 이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좋아져야할 텐데 여건은 계속 안 좋아졌죠. 홍콩에서는 에로물을 편견없이 받아들이고 연기자들이 TV오락프로그램에도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차=촬영 편수가 70% 정도는 줄었어요. 출연료도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예전에는 한 편당 300만~500만원 정도를 받았다는데 우리가 데뷔할 때부터는 일당으로 받았어요. 일당도 50만~60만원 정도가 대부분이고 그것도 하루 이틀에 다 찍어요.
김=저는 이 일을 많이 하지 않아서 AV 시장의 불황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누드 모델의 경우 예전에는 하루에 4시간 정도 일하는데 일당이 70만~8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60만원 선으로 떨어졌어요.

▶사회=AV 시장이 모바일이나 인터넷쪽으로 옮겨 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소한의 스토리도 없어지고 여체(女體)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성도 계속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짧은 시간에 말초적인 자극만 전해주게 되고.
하늘=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기술은 계속 발전해 나가는데 거스를 수도 없고. 이러다가 휴대폰 아닌 다른 게 나올 수도 있을 거예요. 모바일도 지금은 아주 짧은 것만 나오지만 기술이 더 진보하면 화질도 좋아지고 긴 작품도 서비스 될 수 있겠죠. 다양하고 질좋은 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거예요.

▶사회=연기 연습은 어떻게 했나요.
윤=연기를 따로 배우지는 않았는데 점점 재미를 느꼈어요. 저는 내성적이었고 언니가 더 끼가 있어서 연기학원에도 다녔는데 정작 언니는 비서로 회사 다니고 제가 이쪽으로 나오게 됐어요. 연습은 영화를 보면서 해요. 감독님들에게도 많이 배웠고 선배들에게도 즐겁게 많은 걸 배웠어요. 베드 신(bed scene) 연습은 하느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따로 연습하는 건 없고 찍으면서 연기가 느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감독님, 남자배우 주문을 따라하기만 했어요. 그뒤 애드립이 늘었죠.
차=연기에 관심이 많아서 연기학원에 다녔어요. 처음에는 연기 욕심이 아주 많았는데 요즘은 좀 게을러지는 것 같아요. 예전엔 대본도 열심히 보고 감독에게 잘 보이려고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대본도 그냥 넘겨보고 대강 하죠.
김=그냥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죠. 원래 주업이 누드 모델이라 포즈 연습은 많이 했거든요.
하=TV 보면서 대사 따라해보는 거예요. 베드 신은 연습한다고 잘 나올 수는 없는 거고. 처음에는 성인비디오 많이 빌려다 봤어요. 연기와 실제는 달라요. 그걸 연관시키려 하면 더 안돼요. 실제로는 여러 체위(體位)도 하지 않잖아요.

▶사회=실제와 베드 신은 정말 다른가요.
윤=비디오에서는 과장이 많고 ‘오버’하잖아요. 전혀 다른 세계이고 연기일 뿐이죠.
차=연기는 연기이고 생활은 생활이니까 전혀 관련이 없다고 봐요.

▶사회=베드 신 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나요.
윤=좋아하는 사람이랑 해야 감정도 나오죠. 또 여러 사람 눈이 보고 있고,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 남자 배우와 연기를 하는 것일 뿐 일과 개인 생활은 구분이 되죠.
하=키스나 애무할 때는 감정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김=감정 느낀 적 한 번도 없고 빨리 끝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어요. 저번에 어떤 남자 배우가 데뷔하는 거라면서 키스를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필(feel)이 꽂혀서’ 막 하기에 제가 못하겠다고 했더니 감독이 그 남자 배우를 교육시켰죠.
차=진짜 남자 배우가 맘에 안들면 저는 인상 팍 써요. 애무할 때 ‘공사(촬영현장에서 남녀의 직접 접촉을 막기 위한 장치)’가 떨어질 만큼 세게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럴 때 “뭐야, 똑바로 안해?” 하면서 발로 걷어차기도 했어요.

▶사회=베드 신 ‘첫 경험’ 때는 어땠어요.
윤=막막했어요. 무슨 어려운 숙제 같았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됐어요. 영화로 보던 것과 막상 내가 해야하는 건 다르니까.
차=처음에는 짜증났어요. 소주를 맥주잔에 한 잔 다 먹고 들어갔죠. 제가 신인이다보니까 남자 배우가 아주 노골적으로 했고 심지어 제게 사귀자고도 했어요.
김=처음 베드 신 할 때 너무 놀라서 울었어요. 다시는 안 찍는다고 했는데 출연료 때문에 좀 있다가 다시 하게 됐죠.
하=처음 했을 때 신음소리 내느라고 목 아픈 것 말고는 다른 것은 다 할만 했어요.

▶사회=극장영화에서 베드 신 때 대역을 쓰는 배우들이 있죠. 베드 신 대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영화 ‘중독’에서 이미연씨 베드 신 때 몸이 사실은 오늘 참석한 윤영서 씨 몸이죠. 아주 표현이 좋았고 기억에 남는 베드 신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윤=제의가 들어와서 대역을 했어요. 전체적으로 이미연씨가 연기를 잘 해서 좋은 평이 나오는 것 같아요.
차=대역을 쓰는 배우들에게는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그 역을 맡았고 자신이 책임을 지고 연기를 해야 하는 건데 “벗을 수 없다”면서 그 장면만 다른 배우에게 맡긴다는 것은 옳지 못한 것 아닌가요?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애초 그 역을 맡지 않든가.

▶사회=모두 남자친구는 있나요. 남자친구는 이 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하=남자친구는 없고 결혼할 생각도 없어요.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혼자 살고 싶어요.
윤=있어요. 이 일 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제 일이니까 열심히 해보라고 용기를 줬어요.
차=지금은 헤어졌지만 예전에 스태프 중 한 명과 친해져서 사귀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왜 좋아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딱 까놓고 마음에 들면 하룻밤 같이 있고 싶어요. 그래서 행동에 옮기죠. 관계가 지속되든 안되든 그건 중요하지 않고 그렇게 해서 지속되면 다행이고 거기서 연이 끊긴다면 할 수 없고.
김=지금 남자친구가 생길락말락해요. 그냥 속옷 모델 하는 줄 알지 AV 배우인지는 모르죠. 속옷 카탈로그 촬영할 때 몇 번 따라왔어요.

▶사회=부모님이나 가족들, 주위 사람들은 이 일 하는 걸 이해해 주나요.
김=속옷 모델인 줄 아세요. 속옷 가져다 드리면 아주 좋아하세요. 영화 찍은 건 본 사람 별로 없고 누드사진집 보고는 “그 내성적이던 애가”라고 놀라죠.
윤=부모님은 이 일 하는 것 모르셨는데 나중에 말씀 드렸죠. 많이 놀라셨지만 잘 말씀 드렸더니 이해해 주셨어요. 친구들도 인터넷에 제 얼굴이 도니까 안 좋게 받아들였지만 제가 “내 직업이었고 배우로서 자부심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니까 열심히 하라고 격려를 해줘 많은 힘이 됐어요. 그만 두라는 사람은 없었어요.
차=남녀공학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한 인터넷 동창모임 사이트에 제가 찍은 영화 동영상, 앨범 사진, 비디오 제목 등을 누가 올려 게시판이 도배가 되고 난리가 났어요. 많이 을었어요. 친구들이 전화를 해서 힘내라면서 열심히 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남자 동창들이 “나 네 것 봤다. 살 좀 빼야겠더라, 가슴도 키우고”라고 말하면 가슴이 뜨끔해요.
하=미리 친한 친구들한테는 다 알리고 시작했고 촬영장에 같이 다니기도 했어요.

▶사회=학창시절은 어땠어요.
하=공부 잘했어요. 그런데 혼자 놀았어요.
윤=저도 비슷한데 겉으로 봐서는 아주 모범적이었고, 내성적이었어요.
김=저도 내성적이어서 별로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다녔어요.
차=전 좀 뛰어다녔죠.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예뻐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많이 맞기도 했어요.

▶사회=좋아하는 이상형은 어떤 쪽인가요.
하=그냥 모나지 않고 무난한 사람, 어디가서 욕먹지 않고 그렇다고 칭찬도 안 받고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거짓말하는 사람은 싫고 제일 싫은 게 허풍떠는 사람이에요.
윤=옆에 있으면 편한 사람이 좋아요. 그냥 앨범같은 사람, 보고 싶을 때 꺼내보고.
차=무능력한 남자가 제일 싫어요. 돈 많은 사람이 능력있는 거죠. 진짜 얼굴도 잘 생기고 돈도 많고 하면 좋겠지만 그런 남자가 제게 오겠어요? 못 생겨도 돈이 많은 사람이 좋아요.
김=얼굴 조그맣고 쌍꺼풀 없고, 키 크고 좀 마른 사람이 좋아요. 나이 많은 사람은 싫고.

▶사회=시간 날 때 어떤 일을 합니까. 또 체력 단련은 어떤 걸 하죠?
윤=겨울에는 스노보드 타러 다녔고, 지금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요.
차=헬스가서 달려요. 경제적으로 여건이 되면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어요.
김=여행가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요. 운동은 원래 싫어해서 걷지도 않아요. 먹는 것은 마음대로 먹는데 살은 안쪄요.
하=움직이는 것 별로 안좋아해서 팔굽혀펴기 정도 하죠. 컴퓨터 게임도 많이 하고.

▶사회=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윤=당장은 아니지만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어요. 또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는 전문직을 하고 싶어요. 웹디자인을 배워서 인터넷 의류 쇼핑몰 같은 걸 만들어 보려고 해요.
차=능력있는 남자가 나타나면 결혼해서 집에서 살림만 하고 싶어요. 남편이랑 자주 여행도 다니고 싶어요.
김=결혼은 안 하고 싱글로 살면서 당분간은 모델 일 계속하고 싶어요.
하=이건 오래 못하는 일인데 막상 다른 일 찾아보려 해도 어렵잖아요. 전문적인 일을 찾아봐야 해요. 돈을 많이 벌면 큰 건물에 고양이 호텔, 고양이 병원, 고양이 식당을 만들고 싶어요.

▶사회=AV 시장이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요.
윤=우리나라 극장영화도 처음부터 여건이 좋았던 건 아니잖아요. 에로쪽도 베드 신에만 비중을 둘 게 아니라 액션, 코믹 등과 접목시켜 장르와 내용을 다양화하면 투자자도 생기고 여건도 나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차=비슷한 생각인데 베드 신 위주로만 만드는 게 문제예요. 일본 홍콩처럼 이쪽 배우들도 여러 매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방이 돼서 대중들의 인식이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사회=지금 생활에 대해서는 만족하나요.
차=요즘 건강이 안 좋고 사는 게 힘들어요. 그러나 이 일을 한 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감독이나 스태프들이 함부로 대할 때, 예를 들어 “어차피 너희들 돈 벌려고 하는 건데 그것도 못해”하는 식으로 “다 벗어봐” 할 땐 아주 기분 나빠요.
하=만족해요. 그러나 물론 돈은 없죠. 그렇다고 기죽을 필요가 있나요?
윤=최선을 다했고 후회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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