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Calypso*감추는여자 에 해당하는 글 : 42 개

나하고 살면 인생이 바뀔 것 같아요? 그래. 왜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니까.

그럼 12년 전에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하고 결혼했던 거예요?

몰론 그때는 사랑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결혼을 했겠지.
하지만 그건 진짜가 아니었어.

당신이 나하고 결혼한다고 해요,
그러면 12년 뒤에 똑같은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때 어떤 기회가 오면 당신은 또 이번이 진짜 사랑이고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떠나겠죠.
지금 아내한테서 떠나려는 것처럼요.


 


은희경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 中

  
트랙백   |  댓글   |

[필름 2.0 2006-12-14 18:50]

 


 
 
전 제작진이 50만 원만 받고 만든 <후회하지 않아>가 뜻밖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런 영화의 성공은 아무도 시기하지 않는다. 제작자이자 엉겁결에 ‘공식’ 커밍아웃한 김조광수 대표를 만났다.
 


한승희 기자 <후회하지 않아> 기자회견에서 “<괴물> 수익률을 깨겠다”고 장담했다.

김조광수 조만간 깰 거다. 언론사에 ‘<괴물> 수익률 돌파’ 뉴스레터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승희 기자 개봉 딱 일주일 지났는데, 얼마나 들었지?

김조광수 이제 3만 명 넘었다. 물론 절대 관객 수는 적지만 전국 6개관, 9개관에서 개봉해서 이 정도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한승희 기자 곧 시나리오북이 나온다던데, 지금 당신 핸드폰을 보니까 핸드폰 줄까지 있네. 작은 영화가 별 걸 다한다.

김조광수 이게 다 팬들이 해준 거다. 사실 <후회하지 않아>는 돈이 없어서 시나리오북도 없이 복사해서 나눠가졌다. 지금 영화가 감독판이라 무삭제판을 따로 만들 계획이 없다고 했더니, 팬들이 시나리오가 무삭제라면, 그걸 책으로 만들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핸드폰 줄도 그 친구들이 만들어서 준 거고.

한승희 기자 기분 좋겠다. 팬들이 시나리오북도 만들어주고, 핸드폰 줄도 주고.

김조광수 며칠 전에는 SK-ll 화장품도 선물로 받았다.

한승희 기자 그 고가의 외제 화장품을?

김조광수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무대인사를 하면 배우, 감독, 그리고 나까지 선물 다 챙겨주는 분들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받아도 되나 송구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맙더라. 사실 선물 받는 제작자가 어디 있나?

한승희 기자 정말 제작자 할 맛나겠다.

김조광수 물론 그 전에도 팬이 있던 영화는 있었다. <와니와 준하>나 <질투는 나의 힘>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았지만 <후회하지 않아>는 좀 다른 것 같다. <와니와 준하>나 <질투는 나의 힘>은 보고 혼자 좋아하는 거지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않았는데, <박하사탕>이나 <왕의 남자> 팬들은 주변에 권하고, 자기들끼리 몇 번씩 다시 보지 않나. 그런 영화를 보면 ‘난 언제쯤 저런 영화 만들어보나’ 했는데 이번에 그런 팬들을 만나게 돼서 정말 기쁘다.

한승희 기자 벌써 스무 번 본 사람이 있다더라.

김조광수 내가 파악한 사람만 대여섯 명이다. 다섯 번 이상 본 사람은 1백 명도 넘는다.

한승희 기자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스무 번 넘게 후회하지 않는 걸까?

김조광수 되게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다.

한승희 기자 어, 말조심해야 된다. 다 녹음되고 있다.

김조광수 이상하게 생긴 사람인 줄 알았다는 게 아니라, 일본의 오타쿠족 같은 부류는 안경 두꺼운 것 쓰고, 좀 꾸부정하고 다니고, 외관상으로 뭔가 특이하지 않나. 내가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그런 특징도 없고, 하는 일도 학생이거나 직장인이거나 백수라 해도 집에서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르바이트도 하는 백수거나 특별히 어느 한 곳에 빠져서 한 영화를 스무 번씩 볼 것 같지는 않은 사람 같다는 거다.

한승희 기자 요즘에는 한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관객이 많은 것 같다.

김조광수 나도 세대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세대가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새로운 걸 찾으려고 했다면, 이 사람들은 어떤 영화가 좋으면 자꾸 보면서 그 영화에서 새로운 걸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지금 ‘후회 폐인’ 중에는 예전에 ‘왕남 폐인’이었거나, ‘형사 중독’이었거나 예쁜 남자가 나오는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관객들도 꽤 된다.

한승희 기자 이영훈이 예쁘다고 생각하나?

김조광수 게이들은 취향을 식성이라고 하는데, 내 식성으로 따지면 이영훈보다는 이한 쪽이고, 감독은 이영훈 쪽인 것 같고.

한승희 기자 연기를 잘해서 예뻐 보이는 게 아닐까?

김조광수 그런 면에서는 이한이 손해본 면이 있다. 아무래도 영화가 이영훈 중심이고, 이한은 연기력이 있으니까 그냥 믿고 갔다면 이영훈은 신인이라 나올 때까지 찍어준 면이 있다.

한승희 기자 이영훈은 개인적으로 지방에 갈 일이 있어도 그 지역 상영관에서 무대인사를 한다던데, 굉장히 ‘업’ 됐나 보다.

김조광수 어제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갑자기 예매가 늘었다고 전화가 왔더라. 영훈이가 대구 갈 일이 있다고 했는데 팬들이 그걸 안 거지. 세상에 배우 혼자 지방 무대인사 가는 경우가 어디 있나? 우리는 못 챙기는데 팬들이 마중 나가서 챙길 테니 걱정 마라고 했다. 팬카페 ‘훈바라기’가 며칠 새 회원이 부쩍 늘었다. 정말 뿌듯하다.

한승희 기자 제작자로서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자기가 뿌린 씨가 무럭무럭 자라는 걸 볼 때가 아닐까? 배우든, 감독이든, 스탭이든.

김조광수 이 영화 만들면서 가장 큰 바람이 있다면 ‘최고 수익률’ 이런 게 아니라, 배우와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주목 받아서 다음 영화 할 때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아직 <괴물> 수익률은 못 깼지만, 일단 그거는 크게 이룬 것 같다. 연말에 <후회하지 않아> 콘서트를 해볼까 한다. 배우들도 노래 잘하니까 노래도 부르고. 감독이나 나도 팬 서비스 차원에서 드랙쇼를 한다거나 그런 것도 생각해보고 있다.

한승희 기자 제작자가 드랙쇼를? 너무 발 벗고 나서는 것 같다. 다른 영화도 있는데 <후회하지 않아>만 편애하는 것 아닌가?

김조광수 맞는 말이다. ‘내가 <분홍신> 때 이렇게 발 벗고 뛰었으면 더 잘됐을 텐데’ 이런 생각도 하긴 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만 이렇게 하고 말겠다는 건 아니고, 다음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도 열심히 할 거다. 내가 하는 만큼 돌아온다는 생각이 이번에 확실히 들었다. 우리가 알바 100명 쓴다고 해도 자기 정성으로 밤새서 동영상 만들어 올리는 팬 10명을 못 당한다.

한승희 기자 그동안 알바 쓴 영화도 있었나?

김조광수 없었지. 알바를 쓰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마케팅비를 그 정도 쓴 적이 없었다.

한승희 기자 <후회하지 않아> 제작 당시에는 어떤 관객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나?

김조광수 초반에는 동인녀(미소년 동성애에 호감을 가지는 여자. 동성애 만화, 영화, 문학 등을 탐미하며 속칭 ‘야오녀’라고도 한다-편집자)를 끌면 되겠구나 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기점으로 동인녀 타깃만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이 영화는 동성애 정사 장면이 센 영화에요’가 아니라 ‘감정이 강한 영화에요’로 마케팅 방향도 수정했다. 정사 신 무삭제 동영상을 뿌려볼까도 생각했지만 부산영화제 갔다 오고 나서 이걸 뿌리면 감정이 풍부한, 울 수 있는, 슬픈 멜로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을 놓치겠다 싶었다.

한승희 기자 부산영화제서 어떤 반응을 얻었기에?

김조광수 사실 부산 가기 전부터 그런 조짐이 있었다. 감독 홈페이지와 내 블로그에 들어온 사람들을 추적해보면 초반에는 동인녀가 확실했으나, 점점 독립영화팬이거나 그냥 영화팬인 경우가 많았다. 부산에서 막상 설문지를 돌려보니 관객층이 생각보다 넓었다. 그때 10만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팬미팅을 해야겠다고 했지. 모두가 비웃었다. 다들 제작자가 웬 팬미팅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는데 블로그 공지만으로 부산에서 30명이 모였다. 그중에는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주유신 선생의 제자도 있었는데, 주유신 선생이 ‘사기다. 한국의 제작자 중에 지방까지 와서 팬미팅 하는 뻔뻔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더라. 내가 뻔뻔한 사람이 된 거지.

한승희 기자 제작자 팬미팅은 어떻게 구상했나?

김조광수 영화를 좋아하다 보면 배우뿐 아니라 만든 사람도 좋아하게 된다. 예전엔 배우만 스타였지만 지금은 감독도 스타가 아닌가. 내가 스타 제작자도 나올 수 있는 걸 보여주겠다고 나선거지.

한승희 기자 스타가 되고 싶어서 팬미팅을 했다고?

김조광수 부산 팬들이 하는 말이 팬덤이 서울 중심이라 부산에 와서 가까이서 자기 얼굴을 보여준 영화인이 그동안 없었다는 거였다. 내가 가서 자신들의 팬질을 확인시켜줬으니 고마운 거지. 이 조그만 영화로 벌써 팬미팅을 5번 넘게 했으니 정말 많이 한 거다. 초반 목표가 일단 1만 명이었는데, 그 30명이 움직이면서 결국 1만 명 넘긴 거다.

한승희 기자 ‘후회 폐인’이 생길 줄은 정말 몰랐다. 이 영화는 <왕의 남자>나 <형사 Duelist> 같은 동인녀 팬덤,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메종 드 히미코> 같은 최근 동성애영화 신드롬, <내일로 흐르는 강>이나 <로드무비>를 잇는 한국 퀴어영화, 이렇게 세 가지 맥락에 놓이는데 난 세 번째 것이 먼저 부각될 줄 알았다.

김조광수 평자들은 꼭 <내일로 흐르는 강>과 <로드무비>를 언급한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 영화들을 잘 모른다. 심지어 우리 팬들은 <왕의 남자>나 <형사 Duelist> 얘기는 해도 <브로크백 마운틴> 얘기는 안 한다. 어떤 팬이 하는 말이 <후회하지 않아>는 직접적이고 솔직해서 좋은데 <브로크백 마운틴>은 우회적이고 덜 솔직하다며 싫어하더라. <브로크백 마운틴> 여자 캐릭터는 더 좋아도 남자 캐릭터가 맘에 안 든다, 그런 면에서 <왕의 남자>는 더 좋아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한승희 기자 <브로크백 마운틴>은 후회하는 얘기지.

김조광수 그렇지. 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긴 한데….

한승희 기자 지난 얘기지만 <야만의 밤>에서 <후회하지 않아>로 제목을 바꿨다고 들었을 때 나중에 후회할 거라 생각했다. 제목이 너무 일일 연속극 같아서.

김조광수 왜? 우린 좋다고 했는데.

한승희 기자 하여간 제목 바꾸고 잘 됐다.

김조광수 어려울 때 버텨준 직원들도 고맙고, 이런 영화에 참여해준 모든 배우와 스탭들이 고맙다. 우리 영화는 감독부터 연출부 막내, 단역배우까지 다 50만 원만 받았다. 수익이 생길 경우, 제작사 지분의 50%를 제작진과 나누겠다고 해서 스탭마다 적정한 러닝 개런티를 책정했고 때문에 요즘 스탭들이, 내가 과연 얼마를 받을까? 50만 원일까? 100만 원일까 설레고 있다. 그래서 10만 명이 넘었으면 정말 좋겠다.

한승희 기자 전대미문의 임금체계와 수익배분 방식이다.

김조광수 엊그제 감독과 극장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 의논을 했는데 구민회관이라도 빌려서 틀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평일 1회, 주말 상영이라도 하면서 10만, 15만 넘겼으면 좋겠다. 주변에서는 3만 이나 됐는데 이젠 욕심 그만 부리라고도 하지만, 독립영화도 10만 넘길 수 있다는 선례가 됐으면 한다.

한승희 기자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은 욕심이네.

김조광수 청년필름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섞어서 하는 영화사인데 그러려면 나부터 길을 다져놔야 한다.

한승희 기자 게이 커뮤니티 내의 반응은 어떤가?

김조광수 감독은 게이들이 싫어할 거라고 예상했다. 게이 치부, 예를 들어 게이 찜질방이나 게이 매매춘을 보여주니까 현실에 있는 거지만 그걸 서슴없이 드러내니까. 난 매매춘이나 문란한 성생활이 보인다고 해서 싫어하지는 않을 거다, 오히려 어떤 용기라고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 게이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이제 글들이 좀 올라오고 있다. 지금 낙원동 필름포럼에서 상영하는데, 거기 토요일 관객이 많다는 건 게이들이 좀 움직인다는 얘기다.

남자 둘이 보러 가거나, 남자 혼자 보러 가면 시선이 ‘혹시 게이 아니야?’ 이런 식으로 쳐다볼 것 같아서 초반에는 좀 뜸했던 것 같은데 이젠 꽤 괜찮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거 같다. 극장에선 적극적인 게이들도 만났다. 무대인사 끝나고 손이라도 잡아 보려고 ‘사인해주세요. 저 호모에요’ 이런 사람도 있었다. 우리 영화가 저런 사람들에게 자기를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주는구나,하고 기뻤다. 어떤 친구는 자기 엄마와 같이 보고 ‘엄마, 저도 게이에요’라고 고백했다고 한다. 엄마가 ‘아직 다 이해는 못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너도 네 감정에 충실하게 당당하게 살라’고 했다던데.

한승희 기자 너무 멋있다. <천하장사 마돈나> 동구 엄마 이상아 같다.

김조광수 그 얘기 듣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 영화가 이 땅에 어렵게 살고 있는 게이들한테도 요만큼의 희망이라도 줬다면 고마운 거지.

한승희 기자 난 이 영화에 대해 정치적인 논쟁이 꽤 있을 줄 알았다. 워낙 게이영화가 드문데, 감독에게 왜 그렇게 했냐? 이러면 안 되지 않냐? 그런 요구가 있을 줄 알았다. 옛날에 <그대 안의 블루> 나왔을 때, 여성주의 논쟁이 있지 않았나.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시비는 없고, 호불호의 담론만 있는 것 같더라.

김조광수 정말 그렇다. 호불호는 정확하게 있는 것 같다. 이 영화가 이래서 좋고, 이래서 나쁘다는 등의 논쟁은 없다.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번에 울렸다면, 다음에는 밝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있었다. 난 게이니까 사는 게 힘들어 좌절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결혼피로연>처럼 밝고 따뜻한 게이영화도 만들고 싶다.

한승희 기자 ‘동성애영화 <후회하지 않아> 제작자ㆍ감독 커밍아웃 선언`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당신이 "우리(제작자, 감독)는 게이지만 주연배우(이한, 이영훈)들은 이성애자입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는데 왜 그런 말을 했나?

김조광수 그게 기사화될 줄 알았다면 우리가 정확하게 커밍아웃 기자회견을 했겠지만, 그게 아니고 기자회견에서 두 배우가 게이냐 아니냐를 자꾸 물어보니까 그만 물어보라는 차원에서 배우들은 이성애자고 우리는 게이다, 라고 얘기한 건데 마치 거기서 커밍아웃 한 걸로 생각했던 기자들이 있었나 보다. 왜냐하면 이송희일은 드러났지만 나 같은 경우는 공식 석상에서 게이임을 밝힌 적이 없기 때문에 오해한 것 같다.

한승희 기자 그래서 불쾌했나?

김조광수 이송희일 감독은 불쾌했던 것 같다. 커밍아웃한 지 벌써 오래됐는데 영화 개봉하면서 커밍아웃한 걸로 오해할 수 있으니까. 나는 마케팅을 하던 사람이라 매스컴의 생리를 좀 안다. 그런 자리에서는 뭔가 ‘꺼리’를 찾고 싶어 하는데 그게 ‘꺼리’를 제공했구나 생각했다. 기사가 기분 나쁜 게 아니라 그렇게 던져줘서는 안 되는데 좀 조심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승희 기자 감독은 <후회하지 않아> 이후 당분간 게이영화 안 만든다고 했는데 당신은 어떤가?

김조광수 나는 가능한 만들 생각이다. 지금 시나리오도 하나 있어서 감독을 찾고는 있는데 커밍아웃한 감독이 이송희일밖에 없어서…. 동성애영화의 폭이 넓어져서 동성애영화는 동성애자 감독이 아니라 이성애자 감독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승희 기자 동성애자 인권단체 친구사이에서 영화제작 강좌를 열려 했던 걸로 알고 있다.

김조광수 결국 안 됐다. 게이들이 자기능력 개발하는 데 있어서 내가 도와주고 싶었고, 퀴어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은데 이송희일밖에는 없어서 사람을 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내 욕심에 유명한 영화인들을 강사로 섭외하다 보니 그게 더 안 좋은 결과를 낳았다. ‘나 게이에요’ 알려주는 꼴이 돼서. 다음번에는 너무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한승희 기자 연영과 83학번이다. 꽤 오래 영화를 했다.

김조광수 이제 좀 영화를 통해서 행복해지는 것 같다.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 반응까지 이런 식으로 행복하게 다가오는 적은 없었는데….

한승희 기자 올해 초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을 주도적으로 이끈 영화인이었다. <후회하지 않아>가 잘 되고 있지만, 어느 해보다 다양성 논란이 활발한 해였는데 소감이 있다면?

김조광수 내가 청년필름 대표기는 하지만 나에게 거는 다른 기대가 밖에서도 있고 내 안에서도 있다. 영화인이자 대한민국의 일원이고, 지구의 일원이기도 하니까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스크린쿼터 사수와 FTA 저지 투쟁도 내년 대선 전에 마무리 지을까봐 걱정인데 끈질기게 싸워서 제대로 FTA를 하거나, 아니면 못 하게 하거나 이런 식으로 돼야지 지금처럼 해서는 영화인으로서도 국민으로서도 힘들어진다. 솔직히 요즘은 연초보다 일을 못 하고 있다. 내년 초 되면 더 열심히 해야지.

한승희 기자 그렇게 바빠서 연애는 언제 하나?

김조광수 짬을 내면 된다. 내가 이송희일 감독에게 늘 하는 말이 ‘시간은 만들기 마련이다, 바쁘다고 핑계 대지 말고 주변에서 좋은 사람 찾아라’다.

프로필

1965년 생 ㅣ 한양대학 연극영화과 ㅣ 청년필름 대표 ㅣ <해피 엔드>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힘> <분홍신> <후회하지 않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등

사진 이휘영
한승희 기자


=============================================================================

난 개인적으로는 추호도 동성애에 관심은 없다.
하지만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고 그들이 선택한 성은 보호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게이, 트랜스젠더 같은건 그들이 변태가 아니라 선택할수 밖에 없는 정체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연히 이사람을 만났는데
난 사실 이사람에 대해 아무런것도 알고있지 못했다.
단지 영화사 대표라는것 외엔..
근데 불쑥 자신이 게이라는 얘기를 하는거다.
이미 세상에 커밍아웃을 한 후라  별 의미없이 얘기한것 이겠지만.
한편으론 블로그를 두개 갖고있다고도 했다.
조카들이 보고 '삼촌 게이야?' 할까봐..

결론:
누구에게나 조카는 정말 사랑스런 존재다.

  
트랙백   |  댓글   |
 이전  12345   다음 

최근댓글
최근트랙백
fotowall :: ncloud RSS Feeds today :    yesterday :
total :